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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2009/12/31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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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장이와 그림장이의 발상에 대하여

생각 2006/12/10 13:48
# 글장이와 그림장이의 발상에 대하여


사람은 생각을 한다.
그 생각은 뇌를 통해서 이루어지며, 그 뇌는 영상으로써 그 생각을 비춰준다.
'친구'를 생각하면 평소에 친하게 지내는 친우의 얼굴이나, 교과서에서 나오는 석양길에서 어꺠동무하고 정답게 걸어가고 있는 두 소년의 그림을 떠올리게 되고, '행복'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가정책에서 나오는 박장대소하고 있는 가족 사진이나, 살가운 여자친구, 또는 자신이 원하는 모든 것이 충족된 상황을 떠올리게 된다.

생각을 글자로 떠올리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못해 거의 없다.
언어학자가 이 단어를 분석하거나, 혼잡한 생각을 할 경우에는 머리 속에서 글자들이 마구 날아다니지만, 그것도 어찌 보면 영상이다.
책의 한 페이지를 떠올린다고 해도, 그것은 어디까지나 영상에서 온 산물인 것이다.

그리고 바로 여기서 글장이와 그림장이의 발상의 차이가 발생된다.

예를 들어 즐겁게 길을 걷고 있는 소년을 떠올린다고 치자.
그리고 그 소년을 글장이와 그림장이가 각자 글과 그림으로 묘사해본다고 가정하자.

처음 글장이와 그림장이는 '어떤 분위기'를 띠어야 할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 분위기야 말로 글장이와 그림장이가 만들고 싶어하는 생각이며, 그 반영이다. 그러나 그 다음 과정부터는 그 둘은 발상의 차이로 묘사방법이 달라진다.

대부분의 글장이의 경우, 우선 그 소년이 '어째서' 즐거워하고 있는가에서부터 접근하게 된다. 며칠 동안 굶고 있다 방금 배불리 음식을 먹어치워서 즐거워하고 있다던지, 여자친구가 진한 키스를 해줬다던지, 농구경기에서 승리를 거머쥐었다던지, 내기에서 이겨서 기쁘다던지, 로또에 당첨되어서 돈을 찾아가는 길이라던지.
그리고 글장이는 이제 '배경'을 생각한다. 바람이 상쾌하게 분다거나, 지옥불길이 그의 앞에서 이글거리고 있다거나, 농구코트가 뒤로 보인다거나,내기에서 진 다른 소년들이 그의 뒤에서 울분을 삼키고 있다거나,로또 당첨금을 빼앗으려는 마피아들이 그를 주시하고 있다거나.
그 다음 글장이는 그 소년의 상세한 '특징'을 설명한다. 배가 불러 옷이 타이트하게 달라붙었다느니, 키스마크가 옅게 남아있었다느니, 아직 땀이 마르지 않았다느니, 주머니에 돈이 두둑히 들어있다느니, 로또 당첨금으로 무엇을 할까 생각하고 있다느니 하는.
그리고 마지막으로 글장이는 '글을 다듬거나 이외의 나머지를 손을 본'다. 그가 이제 어떻게 될것이라는 은은한 복선을 준다거나, 그의 사라져가는 뒷모습을 쓰거나 하는 작업을 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번엔 그림장이의 경우를 살펴보자.
그림장이는 과연 무엇을 어떻게 발상을 할까?그림장이는 우선 '인물'을 그린다. 이 소년이 얼마만큼 기뻐하고 있는지를 먼저 보여주는 것이다. 입근처에 밥풀이 붙어있고 만족스러운 표정을 그리거나, 발그레하게 물든 뺨을 그리거나, 개운한 표정을 짓고 튀는 땀방울을 그리거나, 두 손에 돈을 꽉 쥐고 있는 걸 그리거나, 기뻐서 몸부림치고 있는 모습을 그리거나 한다.
그렇지만 발상은 이게 다가 아니라 여기서 본격적인 그림장이의 특유의 발상이 나타난다. 그림은 '한 장면'이다. 한 장면을 통해 보는 사람에게 그 소년에 대한 정보를 모두 넘겨주어야 한다.물론 그 자체의 '행복'을 나타내기 위해서는 특별히 이런 작업은 필요하지 않지만, 보통의 그림에서는 이 정보를 넘겨주기 위해, 소년의 어느 특정부분을 개성적으로 묘사하거나, 배경을 통해 정보를 넘겨주거나, 소년이 떠올리는 생각을 그려 보는 이에게 이 소년의 특징을 설명해줘야 한다.
보통 이런 작업으로 그림을 마치게 되지만 조금 더 나아갈 수 있다. 글장이와 마찬가지로 복선을 남길 수 있는 것이다. 그의 앞길에 함정이 도사리고 있는데 소년은 그것을 못 보고 하늘만 보고 있다거 하는 복선을 글보다 쉽게 보는 이에게 정보를 넘겨 줄 수 있다.

이렇듯 영상으로 떠올리는 생각의 표현은 글장이와 그림장이는 서로 다르다.
이런 발상의 차이에 사람들은 자신이 어떤 타입에 가깝구나를 알게 되고, 그 분야를 더 발달시키거나 다른 분야에 더욱 힘써서 두 분야 모두 뛰어난 실력을 보일 수 있는 것이다.


4337 10.12 02:02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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